[중앙일보/비즈스토리]베트남 ‘현금 없는 사회’ 가속화 … 한국 IT기업, 현지 금융망 구축 나서
국내 결제 전문 IT 기업인 알리엑스(Alliex)가 베트남의 국가 결제 기간망을 구축하게 됐다. 지난달 28일, 알리엑스는 베트남 국영 독점 결제 중계 기업인 나파스(NAPAS)와 베트남 전국의 비현금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는 공동포스 사업 추진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알리엑스
이는 아직 현금 사용 비율이 높은 베트남 결제 시장에서 베트남 전국을 커버하는 통합 결제 서비스 기간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베트남 정부가 추진하는 현금 없는 사회를 위해 카드 결제와 모바일 결제 등 비현금 결제 활성화의 기본 인프라가 되는 국가 사업을 한국의 전문 기업이 맡게 된다는 것이다. 해당 MOU는 나파스와 알리엑스간 공동포스 사업을 위한 본 계약을 다음달까지 마무리 짓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써 알리엑스는 나파스와 함께 베트남의 비현금 통합 결제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모델을 수립하게 됐다.
베트남에 공동포스 시스템 보급
현재 베트남에는 27만여 대의 카드 단말기가 보급돼 있다. 시장 규모에 비하면 부족하다. 또 각 은행(베트남은 은행에서만 카드 발급)이 각각 단말기를 운영하기 때문에 하나의 가맹점에 여러 은행의 단말기가 중복 설치돼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는 결제 인프라가 중복 투자돼야 하는 구조로 각 은행에 투자 리스크로 작용해 공격적인 가맹점 확대를 제약하는 요인이 돼왔다. 이 같은 실정에서 여러 은행에서 단일 단말기를 통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동포스’가 기획됐다. 현재는 하노이·호찌민·다낭 등 대도시 위주로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공동포스 네트워크는 베트남 전국에 걸쳐 다양하고 편리한 비현금 결제서비스를 제공하는 통합 인프라 역할을 할 뿐 아니라 기업이 할인·마일리지·쿠폰 등 다양한 마케팅을 운영하는 기반을 제공하게 된다.
알리엑스는 2015년부터 베트남 시장에 진출해 하노이에 거점을 구축하고 공동포스 사업을 공격적으로 추진해 왔다. 2년여 동안 베트남 중앙은행, 나파스 및 시중 은행 등 현지 주요 이해당사자를 대상으로 사업 타당성에 대한 공감을 구하는 노력을 하며 신뢰를 구축하고 협력해 이번에 공동포스 사업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박병건 알리엑스 대표는 “이는 베트남 정부 정책에 적극 협력하는사업이다”면서 “한국의 기업인으로서 대한민국의 역량을 보여주고 베트남의 국가 발전에 기여하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또 “베트남의 성장 잠재력은 이미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고, 한국의 기술과 경험이 그 잠재력을 적극적으로 높이는 사례가 많다”면서 “결제 분야에서는 알리엑스가 기여하게 될 것이다”고 의지를 표명했다.
박 대표는 이번 MOU 체결과 관련해 알리엑스의 성공 비결에 대해 순리와 인내심을 바탕으로 소통하고 신뢰를 쌓은 것이 통했다고 밝혔다. 알리엑스도 베트남 진출 초기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 현지 에이젠트들을 통해 파트너 발굴, 주요 의사결정 지원을 신속히 진행하는 ‘지름길’을 기대했으나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박 대표는 “베트남은 상당히 합리적인 의사결정 프로세스가 정착돼 있었다”면서 “시간은 걸리더라도 단계를 밟아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베트남 주요 파트너들과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온 것이 오히려 빠른 길이 됐다”고 밝혔다. 몇번의 출장으로 많은 성과를 이루려는 조급함을 버리고 긴 호흡으로 현지의 문화와 정서를 이해하고 소통한 것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카드 사용액, 지난해 70% 성장
이번 공동 포스 사업 계약의 주체로 알리엑스와 공동포스 사업을 진행할 나파스(NAPAS)는 베트남 결제 산업 효율 제고를 위해 중앙은행과 주요 은행들이 출자해 설립한 승인 중계 전담기업으로 결제 정보의 스위칭(Switching) 역할을 맡게 된다. 베트남 법률상 스위칭 기관은 하나만 인정하고 있어 나파스는 베트남 유일의 승인 중계기업이다.
알리엑스는 이번 계약 당사자로서 베트남 전국에 공동포스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운영을 책임지게 되며, 베트남 시장에 온라인·모바일을 포함한 다양한 선진 결제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베트남은 카드 가맹점 인프라 부족으로 ATM에서 현금 인출이 많이 사용됨에도 약 1억3000만 장의 카드가 발급됐고, 사용액은 매년 20% 이상 성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70% 이상 성장하는 등 최근에 성장세가 가속되고 있어 향후 공동포스를 통해 인프라가 확충될 경우 성장 가능성은 더욱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알리엑스는 국내 결제 전문 IT 기업으로 카드결제 관련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독자적인 카드프로세싱 시스템을 구축해 카드 브랜드사와 직접 카드 승인 및 매입 업무를 진행해왔다. 또 선진화된 기술을 바탕으로 비즈니스 어플리케이션을 자체 개발해 초기 투자 비용을 낮추고 질 높은 부가서비스를 제공해 국내 결제 시장은 물론 해외 시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알리엑스는 국내뿐 아니라 일본, 중국,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해외카드 매입대행 사업 업무를 확대하고 있다. 현지 은행이 카드 결제의 승인과 매입업무를 처리하고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 같은 국제 브랜드사와의 결제대금 정산업무도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지원하고 있다.
알리엑스의 IPS 즉 통합 결제 시스템(Integrated Payment System)의 콘셉트는 단일한 인프라 공급자가 확장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서비스 제공사들이 보다 간편하게 참여할 수 있는 플랫폼형 서비스 구조를 지향한다. 이 IPS 플랫폼과의 인터페이스만으로 베트남 전국에 동시에 새로운 결제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베트남 공동포스 사업은 신도시를 설계하는 것과 유사하게 소비자와 결제서비스 제공사의 니즈를 반영해 새로운 인프라를 설계할 수 있어 효율성과 확장성 면에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케이스가 될 전망이다.
플랫폼형 IPS 채택으로 확장 용이
베트남은 최근 3년간 63%의 자산성장률과 6%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였으나, 카드 이용률은 이 같은 경제 성장을 쫓아가지 못하고 있다. 카드결제 인프라의 부족과 그에 따른 소비자의 이용 불편이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이에 베트남 당국은 정부 주도하에 2020년까지 비현금결제 비율을 9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워 국내외 여러 기업과 활발하게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베트남은 카드 가맹점 인프라의 부족으로 현금결제 비율이 높은 가운데서도 최근 5년간 연평균 발급매수가 34.5%, 사용금액이 26.6%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알리엑스는 이 같은 베트남 시장의 잠재력과 니즈를 확인하고 사업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알리엑스는 2013년 3월 설립됐으며, 해외금융솔루션 개발과 서비스에서 선두에 서 있다. 카드프로세싱 시스템의 구축 및 유지보수, 매입대행업무, DCC(Dynamic Currency Conversion), MCP(Multi Currency Pricing), MCA(Multi Currency Acquiring)서비스를 제공한다. 2015년 11월 하나카드와 업무협약을 체결해 일본,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해외카드 매입대행 사업 업무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김승수 객원기자 kim.seungsoo@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비즈스토리] 베트남 ‘현금 없는 사회’ 가속화 … 한국 IT기업, 현지 금융망 구축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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